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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 (후회, 반사실적 사고, 사랑과 의지, 뒷담화) 솔직히 저는 후회를 못 하는 사람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정을 내리고 나면 뒤돌아보지 않는 것이 강한 사람의 태도라고 믿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뇌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후회는 나약함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가장 정교한 학습 시스템 중 하나였습니다.후회는 왜 하는가, 그 안의 뇌과학후회를 많이 하는 자신을 다그쳤던 적이 꽤 많았습니다. 왜 이미 지난 일을 자꾸 들춰내냐고. 그런데 이게 뇌 구조상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꽤 충격이었습니다.뇌과학에서는 이 현상을 반사실적 사고(Counterfactual Thinking)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반사실적 사고란 실제로 일어난 일 대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를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해 보는 능.. 2026. 5. 9.
미세플라스틱 (미세화, 건강 위협, 생활 실천) 몇 년 전 여름, 저는 회사 창고 앞에 쌓아둔 생수를 박스째 꺼내 마셨습니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자리였는데, 뜨거워진 페트병을 아무 생각 없이 들고 다니면서 물을 마셨습니다. 그때는 미지근한 물이 속에 안 좋겠다는 정도만 생각했지,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져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들을 접하고 나서야 그 여름이 다르게 기억되기 시작했습니다.플라스틱이 '미세화'되는 과정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잘게 쪼개질 뿐입니다. 환경과학 분야에서 이를 구분하기 위해 '분해'가 아닌 '미세화(microfragmentation)'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세화란 플라스틱이 자외선, 산소, 열에 의해 표면부터 잘게.. 2026. 5. 8.
동물 짝짓기로 본 인간 연애 (성 선택, 선택권, 염색체 연구) 연애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 적 있으십니까. '저 사람은 왜 저렇게까지 애를 쓰는 걸까.' 저는 솔직히 그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이해보다는 피로감이 먼저 왔습니다. 그런데 진화생물학 관점에서 짝짓기 행동을 다룬 이야기들을 접하고 나서, 그 피로감이 조금 다른 감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건 본능이구나, 그것도 수억 년에 걸쳐 정교하게 다듬어진 본능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성 선택, 공작의 꼬리와 인간의 고백, 같은 메커니즘일까성 선택(Sexual Select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성 선택이란 생존에 유리한 형질이 살아남는 '자연 선택'과는 별개로, 번식 과정에서 배우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형질들이 진화하는 메커니즘을 말합니다. 찰스 다윈이 1871년 저서 '인간의 유래'에서 .. 2026. 5. 8.
죽음의 과학 (시반, 사후강직, 법의학, 유전계보학) 죽음이 무섭다고 느끼는 건 죽음을 몰라서일까요, 아니면 알아도 어쩔 수 없어서일까요? 저는 가족의 장례를 처음 치렀을 때 그 답이 '둘 다'라는 걸 알았습니다. 살아있을 때 당연하게 곁에 있던 사람이 차갑게 굳어가는 걸 보면서, 슬픔보다 낯섦이 먼저 왔습니다. 그 경험을 오래 외면해 왔는데, 법의학자가 죽음을 과학으로 설명하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야 조금 달리 생각하게 됐습니다.시반과 사후강직, 죽음을 읽는 과학의 언어죽음 직후 사람의 몸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변합니다. 가장 먼저 일어나는 변화는 체온 하강입니다. 여기서 체온 하강이란 심폐 기능이 정지된 뒤 신체 온도가 물리 법칙에 따라 주변 환경의 온도와 평형을 맞추어 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찜질방처럼 외부 온도가 높다면 반대로 체온이 올라갈 수도 .. 2026. 5. 8.
전자기학 (전기와 자기, 전자기 유도, 맥스웰 방정식) 저도 처음엔 전기와 자기가 완전히 별개의 현상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중학교 때 코일과 건전지로 모터를 만들면서 "신기하다"고만 느꼈지, 왜 그게 움직이는지는 한 번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둘이 사실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하나의 현상이라는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나서야, 오래된 의문들이 한꺼번에 풀리는 기분을 받았습니다.전기와 자기, 왜 같은 현상이라고 하는 걸까솔직히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전기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고, 자기는 N극과 S극이 있습니다. 특성도 다르고, 느껴지는 방식도 다릅니다. 겨울철에 문 손잡이를 잡을 때 따끔하는 정전기와, 냉장고에 붙여두는 자석이 같은 현상이라니 직관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그런데 이 둘이 다르다는.. 2026. 5. 7.
누리호 발사 원리 (추진력, 단 분리, 우주쓰레기) 솔직히 저도 처음엔 로켓 발사를 뉴스에서 보면서 그냥 "오, 올라가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엔진 연소 시험에서 단 2g의 물 때문에 엔진이 산산조각 났다는 이야기를 접한 순간, 제가 알고 있던 우주 개발의 이미지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로켓 한 발이 날아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땀과 실패가 쌓여 있는지를 이 글에서 풀어보겠습니다.15층 아파트를 우주로 밀어 올리는 추진력의 원리누리호의 제원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높이 47.2m에 발사 시 전체 중량이 약 200톤에 달하는 발사체입니다. 15층짜리 아파트를 통째로 하늘로 올린다고 생각하면 그 규모가 조금은 와닿을 겁니다.이 거대한 구조물을 밀어 올리는 원리는 뉴턴의 작용 반작용 법칙입니다. 풍선 입구를 놓으면 공기가 아래로 빠져나가면서 풍선.. 2026.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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