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3 암 전이 (이사, 잠복기, 액체생검, 항전이제)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의 90% 이상이 암 자체가 아닌 전이로 목숨을 잃습니다. 가족 중 한 분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저는 수술만 잘 마치면 끝인 줄 알았습니다. 병원에서 오히려 전이 여부를 더 걱정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그게 무슨 뜻인지 당시에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암세포의 이사 — 전이란 무엇인가암 전이란 암세포가 처음 발생한 장기인 원발암에서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다른 장기에 자리를 잡는 과정입니다. 여행처럼 잠깐 들렀다 가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이사입니다. 새 집을 찾고, 정착하고, 그곳에서 또 덩어리를 키우는 것이죠.전이에는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첫째는 국소 전이로, 주변 림프절처럼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원격 전이로, 혈관을 통해 멀.. 2026. 6. 30. 심해 생물 (발광, 열수분출공, 생존전략)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릴 때 다큐멘터리에서 처음 아귀를 봤을 때, 저는 그냥 '못생긴 물고기'로만 넘겼습니다. 그런데 그 머리 위 발광 기관이 살아남기 위한 정교한 진화의 결과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바다를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수심 200m 아래, 태양빛이 닿지 않는 그 세계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 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생명들이 있습니다.어둠 속에서 살아남는 법 — 심해 생물의 발광과 생존전략제가 처음 심해어 영상을 제대로 찾아본 건 20대 초반이었습니다. 화면 속 생물들은 하나같이 뭔가 인상을 잔뜩 쓰고 있었고, 보면 볼수록 '왜 이렇게 생겼을까?'라는 의문이 쌓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인상'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해양학적으로 심해는 수심 200m 이하를 가리킵니다... 2026. 6. 29. 오가노이드 (줄기세포, 맞춤치료, 윤리논쟁) 건강검진 결과를 기다리던 날, 저는 처음으로 내 몸이 얼마나 낯선 존재인지 실감했습니다. 손상된 장기를 이식받기 위해 몇 년씩 대기자 명단에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의학이 왜 더 빨리 발전하지 못하는지 답답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실험실에서 세포 덩어리로 미니 장기를 만들어 낸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는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 의심부터 했습니다. 오가노이드(organoid) 기술이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 무엇을 기대할 수 있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정리해봤습니다.줄기세포로 장기를 만든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솔직히 처음 오가노이드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저는 SF 영화 소품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오가노이드(organoid)란 장기를 뜻하는 'organ'에 '~와 유사한 것'을 뜻하는 접미.. 2026. 6. 29. 식물의 언어 (화학신호, 방어전략, 식물기억) 저도 처음엔 식물이 그냥 거기 서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물 주고 햇빛 쬐어 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정작 화분을 세 번 죽이고 나서야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수동적이고 조용한 생명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수십만 가지 화학물질로 주변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천적을 구분해 서로 다른 무기를 꺼내 씁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식물을 바라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식물이 말을 한다고? 화학신호의 정체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식물이 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설마 화학물질이 언어 역할을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알려져 있지만, 카이스트 식물 분자생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6. 6. 29. 감기와 독감 (바이러스 차이, 효도 백신, 면역 반응) 감기가 심해지면 독감이 된다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불과 몇 년 전까지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겨울 직접 독감에 걸리고 나서야 이 두 질환이 완전히 다른 병이라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콧물 정도 흘리며 하루 이틀 쉬면 되겠지 싶었는데,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온몸을 짓누르는 근육통 때문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불가능했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그리고 백신이 나 한 명만 지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바이러스 차이: 감기와 독감은 근본부터 다릅니다병원에서 인플루엔자 확진을 받던 날, 담당 의사가 딱 잘라 말했습니다. "감기와 독감은 아예 다른 병입니다." 그때 처음으로 제가 얼마나 잘못 알고 있었는지 실감했습니다... 2026. 6. 29. 후각의 비밀 (프루스트 현상, 질병진단, 후각훈련) 솔직히 저는 후각을 그렇게 대단한 감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려 냄새가 뚝 끊기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커피 향도, 비누 냄새도 사라진 며칠이 생각보다 훨씬 불편했습니다. 후각이 단순히 냄새를 맡는 기능을 넘어 기억, 감정, 심지어 질병 신호까지 담아내는 감각이라는 사실, 지금부터 같이 살펴보겠습니다.냄새가 사라졌을 때 처음 알았습니다코로나에 걸렸을 당시, 음식 맛이 밍밍해지면서 '아, 미각이 문제구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미각이 아니라 후각이 먼저 무너진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음식에서 느끼는 풍미의 대부분은 실제로 후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입니다. 냄새가 없으니 맛도 없어진 셈이었습니다.코로나19가 후각을 빼앗는 원인은 후각 신경세포 자체가 아니라 이를 감싸고.. 2026. 6. 19. 이전 1 2 3 4 5 6 ··· 14 다음